대만 조폭, 일본 야쿠자, 한국 마약상 등 3개국이 연루된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한 조직이 한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47살 정모씨 등 국내외 조직원 8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밀반입한 필로폰은 112㎏으로 수사기관과 관세당국이 지금까지 적발한 마약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필로폰 112㎏은 약 37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으로, 시가로 따지면 3천 700억원에 달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마약 조직원은 대만 조직 3명, 한국 국적 3명을 포함한 일본 조직 4명, 한국 조직 1명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만인 A씨는 지난 7월 6일 태국 방콕항을 출발해 부산항으로 들어온 배에서 나사제조기를 넘겨 받았습니다. 이 나사제조기 안에는 1㎏씩 개별포장된 필로폰 112봉지가 용접을 거쳐 완전히 밀봉된 상태로 숨겨져 있었습니다.
A씨는 나사제조기를 넘겨받은 뒤 다른 대만인 D씨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의 창고로 가져가 분해했으며, 안에 들어있던 필로폰은 서울 서대문구의 원룸에 옮겨 보관했습니다.
이후 A씨는 대전 유성구에서 7월 29일과 31일, 8월 18일 세 차례에 걸쳐 필로폰 총 22㎏을 일본인 E씨에게 넘겼고, E씨는 이를 다시 한국인 운반책 이모씨에게 11억원에 판매했습니다.
수사기관이 마약 수사를 한다는 움직임을 포착한 A씨는 지난 8월 26일 대만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판매하지 않은 시가 3000만원 상당의 필로폰 90㎏은 압수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한국 마약 조직 총책 등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또 대만 조직 2명, 일본 조직 2명 등 총 4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이번 필로폰 유통에 대만의 마약밀매조직 '죽련방', 일본의 3대 야쿠자 '이나가와카이' 밑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약제조업체와 연결고리가 없는 한국 마약상들이 일본 야쿠자 조직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범행을 주도한 대만과 일본 마약밀매조직의 총책 등 핵심 조직원 4명의 인적사항을 해당국 경찰에서 넘겨받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며 "태국 경찰에도 나사 제조기의 선적 이전 경로 추적을 요청해 필로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이어 "추적 중인 국내 조직 총책 등을 검거하고 필로폰 22㎏ 처분 경로를 특정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는 지난 4월 국내에서 대만 마약밀매 조직이 대령의 필로폰을 국내에 분산 보관해 유통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경찰·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손잡고 공조 수사를 펼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