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고양 저유소 말고도 전국적으로 기름을 저장하는 유류시설은 백여 곳이 넘습니다.
민간 정유시설 중에는 심지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있는 곳도 있지만, 특별한 관리 규정이 따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에 있는 한 민간 정유회사의 저유소입니다.
기름이 담겨 있는 대형 유류 저장탱크들이 9개나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길 하나를 건너니 바로 2천 세대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 스탠딩 : 홍주환 / 기자
- "이곳 아파트 단지는 제 뒤로 보이는 저유소로부터 불과 2백여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저유소 화재 시 유해가스가 넘어오는 등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고양 저유소 화재를 접한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해당 아파트 주민
- "우려 많이 되죠. 폭발사고라든지. 가스가 누출됐을 경우에도…. 이사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문제는 이렇게 저유소가 주거시설 바로 근처에 있어도 안전관리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민간 저유소의 경우 위치와 상관없이 시설과 보안 점검은 업체 자체적으로 하게 돼 있고, 관할 소방서의 불시점검은 최소 횟수마저 정해 놓지 않았습니다.
공공 저유소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에 화재가 난 고양 저유소도 5백 미터 거리에 아파트 단지가 있었지만, 이를 고려한 추가적인 안전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 "어차피 안전조치를 안에서 다 했기 때문에…. 아파트를 방호하기 위한 조치라든지 그런 건 없었지 않나…."
전문가들은 주거시설과 인접한 저유소에 대해선 특별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주거지 근처에 저유소가 있는 경우 방화벽 높이 기준을 강화한다든지 안전점검 주기를 짧게 한다든지…."
전국에 있는 대형 저유소는 소방 집계만 96곳,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안전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