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 시간을 조절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차단하는 앱을 활용해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수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을 시 포인트가 쌓이는 애플리케이션 '잠보' 홈화면.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휴식이나 다른 활동 등을 통해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는 방법을 뜻한다.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중독으로 인해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 상태에 빠지게 된다.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디지털 치매, 우울증, 손가락·목·어깨·허리 통증 등 직접적인 질환을 겪기도 한다.
국내 성인들의 디지털 기기 의존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6월 만 19∼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2.8%가 '우리 사회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다'고 답했을 정도다. 조사 대상 71.9%(중복)가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을 때 주로 '스마트폰 사용'을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때(61.5%)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정씨의 경우처럼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도 상당했다. 과반수가 '디지털 디톡스'에 관심을 보였다. 51.4%(중복응답)가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답했으며 '디지털 디톡스 활동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한 사람도 66.8%에 달했다.
이 처럼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기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독(detox)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가 처음이라면 스마트폰 알람 차단, 사용 시간 줄이기 등 쉬운 습관을 들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사용 시간을 조절하거나 특정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앱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루 앱 실행 횟수를 제한하는 '세번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포인트가 쌓이는 '잠보' 앱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과 구글 같은 IT 기업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동참,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용자들과의 공생에 힘 쏟고 있다.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기술이 역설적으로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에 착안해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의 앱 이용 시간 등을 다른 사용자 평균과 비교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스크린타임'을 내놓았다. 구글 역시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디지털 웰빙' 기능을 선보였다.
보다 적극적인 방안으로 디지털 디톡스 기간을 설정해 디지털 중독을 치료하는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말, 휴가 등 공부나 업무와 떨어져 있는 기간에 아날로그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자발적인 실천이 어렵다면 디지털 디톡스 여행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디지털 디톡스 존'을 내세우며 자연 환경 속 휴식을 강조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되지 않아 나홀로 또는 가족들과 소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연 경관·스파 체험 등 패키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영국 런던 '마이호텔 블룸즈버리' 호텔 역시 디지털 기기로부터 멀어지는 '디지털 디톡스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다. 디지털 기기가 설치돼 있지 않고 머무르는 동안 개인 노트북, 스마트폰 등도 사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몸속 독소를 빼내는 '디톡스 다이어트'뿐 아니라 퇴근 뒤 끊임없이 울리는 메신저나 메일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심리적 디톡스도 필요한 시대라고 당부한다.
최정석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중독으로 인한 스트레스 누적은 각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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