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가던 한국 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사에서 길이 남을 작전이었죠.
그런데 승리의 이면에 가려졌던 수백 명의 아픔은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입니다.
【 기자 】
1950년 9월 15일을 기념하는 우리나라의 공식 명칭은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입니다.
하지만 70년 가까이 되도록 그 와중에 생명과 재산, 고향을 잃은 우리 국민의 희생은 철저히 외면당해 왔습니다.
▶ 인터뷰 : 한인덕 / 월미도 실향민 후손
- "옛날엔 다 흰옷이잖아요. 그걸 뻘로 서로 묻혀서 가만히 숨어 있었대요. 하얀 옷 보이면 다 쏴 죽이니까…."
지난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확인한 상륙작전의 우리 측 희생자는 100여 명이나 됩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바로 이곳이 당시 총 300여 명의 우리 국민이 살던 마을 터입니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200여 명은 집을 떠나 떠돌이가 됐습니다."
과거사위는 정부와 인천시에 미국과 협의해 원주민에게 배상하라고 했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국회에서 세 차례 발의된 특별법은 낮잠만 자다 모두 폐기됐습니다.
▶ 인터뷰 : 한인덕 / 월미도 실향민 후손
- "이건 경우에 맞지 않는 거예요. 우리 민주국가에서 그럴 순 없는 거잖아요. 우리는 국가 때문에…."
월미도 마을 입구에는 피해배상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숨진 한 유족의 움막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