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하루 전날인 23일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로 결정되면서 '불편하다'는 반응이 온라인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은 전통시장을 가지 않는 이유로 대형마트가 아니라 시장의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소셜미디어에는 "젊은이들은 가면 바가지 쓴다", "카드도 안 되고 시장 상인들이 어리다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인의 친절의식 및 경영마인드 제고'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20대 19.9%, 30대 27.3%로 8개 항목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서도 젊은층이 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로 '불친절'이 가장 컸다.
이에 전통시장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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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영천시장에는 다양한 연령의 이용객들이 있었다. [사진 = 류혜경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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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과 채소가 정가제로 판매되고 있었다.[사진= 류혜경 인턴기자] |
야채상점을 지나자 떡집·분식집·도넛 가게 등 주전부리를 파는 상점이 나왔다. 대부분 묻지 않아도 가격을 알 수 있도록 표시해놨다.
물건을 사던 주현수 씨(25)는 전통시장의 상인이 불친절 하다는 온라인의 반응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젊다고 불친절하거나 바가지를 썼던 경우는 없다"고 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한 상인과 눈을 마주치자 두부 시식을 권했다.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60대 김흥찬 씨다. 그는 "젊은 세대가 시장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오히려 편견이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요즘 시장도 많이 변해서 마트처럼 시식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설명을 듣고 보니 마트와 비슷하게 진열하거나 시식을 권하는 상점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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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가게의 시식 모습 [사진 = 류혜경 인턴기자] |
영천시장의 상인 중 일부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난해와 2015년에 상인·점포 대학 수업을 들었다. 상인·점포 대학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상권활성화구역의 상인과 종업원을 대상으로 경영기법·마케팅·고객대응 능력을 배양하고, 의식혁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선진상인 육성하기 위해 시행한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아직 미흡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주차와 위생이다.
주차문제는 상인과 이용객 모두가 개선되길 바랐다. 한 상인은 "명절이나 주말만이라도 갓길 주차라도 가능하게 해주면 젊은층이 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을 보던 한 중년남성도 "무거운 건 못 사"라며 거들었다.
명절 때만 부모님과 시장을 찾는다는 장 모씨(25)는 위생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음식이 그냥 진열돼 있거나 바닥 구석구석에 쓰레기가 있어 가끔 악취가 나서 불쾌하다"고 말했다. 시장
이에 대해 영천시장의 막내 상인이라는 '청년빵집'의 이화용 사장(31)은 "1년 전과 지금이 달라질 정도로 상인들이 스스로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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