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공석인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62)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1일 한국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공사 임추위)는 이날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해 손 전 학장을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손 대학장은 전라남도 장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초급 간부인 경위로 특채돼 경찰대학장, 전북경찰청장, 서울경찰청 차장, 경기경찰청 3부장, 강남경찰서장, 안산경찰서장 등을 지냈다.
2011년 경찰대학장을 끝으로 30년 경찰 생활을 마무리 한 그는 2012년 8월부터 2년 동안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을 지냈다.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안산시단원구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19대 총선에 출마(안산을) 했지만 낙선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공사 임추위가 복수 이상의 후보를 추천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재인 정부는 공사 임추위에서 5명의 후보를 추천하도록 권장해 손 전 학장 외에도 4명의 사장 후보가 더 있다.
그럼에도 손 전 학장이 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 되는 이유는 최근 진행된 공사 임추위의 사장 공모가 이전에 볼 수 없는 변칙 스타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공군 참모총장 출신 성일환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사퇴하면서 지난 3월 사장 자리가 비었다. 공사 임추위는 지난 4월 사장 공모를 내고 5명의 후보를 추려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사실상 차기 사장에 내정 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사 노조가 강력 반발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 국적을 가진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하는 불법이 드러나면서 '진에어 사태'가 불거졌다. 이 파장은 국토부 근무 시절 관련 업무를 총괄해 온 서 전 실장에게 책임론이 돼 돌아갔고, 서 전 실장은 결국 사장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이후 공사 임추위는 지난 7~17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재공모했다. 7~8명의 응모자중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이날 손 전 학장을 추천 후보로 결정했다.
손 전 학장이 유력한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바로 이 절차에 있다. 보통 공사 임추위는 5명의 후보를 기획재정부에 추천하는데 이번에는 손 전 학장 1명만 추천했다.
공사 임추위 등은 지난 4월 공모때 공사 임추위 심사를 통과한 5명의 후보중 서 전 실장을 제외한 4명의 후보 자격이 유효하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에서 종전 4명과 이번 재공모 심의를 통과한 1명을 합하면 5명에 대한 후보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 논리라면 이번 재공모는 유력 인사가 낙마한 자리를 메우는 성격이 강한데다 공공기관운영법률에서도 이러한 추천 방법은 명시되지 않아 '변칙' '꼼수' 비판이 일고 있다. 공기업 임원의 임면을 규정한 공공기관운영법 제25조를 보면 공기업 임추위가 사장후보를 복수로 추천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친 사람중 주무기관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 임추위가 실시하는 사장 공모가 여러차례 이뤄질 경우 그 전 공모 때 심의를 통과한 후보의
이 때문에 공사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변칙공모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손 전 학장의 경력은 공항 분야 전문성과 동떨어져 공사 안팎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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