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과 함께 '워라밸'과 '소확행'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2030세대가 증가하는 추세다. 여가 시간을 오롯이 자신을 위한 재충전 시간으로 활용하려는 직장인들은 기존의 정형화된 취미 활동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의 취미 활동 공간에 발을 내딛고 있다. 매경닷컴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이색 취미 활동을 밀착 취재, '직장인 취미열전' 코너를 통해 생생한 체험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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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분히 앉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캘리그래피'는 활동적인 취미보다 잔잔한 취미를 찾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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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시울캘리그래피'. 김기환 캘리그라피 작가가 3년 전부터 캘리그래피 강습을 위해 운영 중이다. [사진 = 채민석 인턴기자] |
'시울캘리그라피'를 운영하는 김기환 캘리그래피 작가는 초보에게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을 건넸다. '똥손'이라 자평하며 평소 악필임을 걱정하는 기자에게 김 작가는 일단 펜을 들고 써보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작가는 "처음 배우는 분들 중 악필이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라며 "정형화되지 않은 캘리그래피 글씨체에 익숙해지다 보면 평소 글씨체에 대한 자신감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라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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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그래피는 사용하는 펜에 따라 천차만별의 분위기를 낸다. 캘리그래피 용 펜이 따로 있지만 모든 펜으로 작성 가능하다. [사진 = 채민석 인턴기자] |
캘리그래피의 특징은 글씨에 '감정'이 담긴다는 점이다. 캘리그래피는 한 가지 펜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글을 쓰는 자세, 펜을 쥐는 손의 방향, 펜촉의 재질, 굵기, 닿는 면적, 펜의 각도, 강약 조절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서체를 표현할 수 있다. 흔히 붓펜이라고 불리는 브러시펜이 몸 쪽을 향해 와 있을 경우 글씨의 앞머리는 일자로 시작한다. 평소 연필을 잡듯 옆으로 펜을 쥘 경우 앞머리가 비스듬하게 표현된다. 펜을 쥐는 방향에 따라 글씨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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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펜으로 다양한 글씨체를 선보이고 있는 김기환 작가. 펜을 쥐는 방향, 펜촉의 재질, 굵기 등에 따라 다양한 서체를 구현할 수 있다. [사진 = 채민석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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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그래피가 생전 처음이라면 '따라 쓰기'로 기초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트레이싱지를 위에 올리고 따라 쓰다 보면 마음의 안정까지 느낄 수 있다. [사진 = 채민석 인턴기자] |
김 작가 역시 이런 매력에 매료돼 취미로 캘리그래피를 시작했다 업으로 삼은 경우다. 그는 "캘리그래피와 전혀 관련 없는 학과를 전공했지만 진입장벽이 낮아 재미로 시작했다 캘리그래피 작가까지 이르게 됐다"라면서 "다른 격한 액티비티 활동과 다르게 앉아서 차분히 스스로를 돌아보며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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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연 인턴기자가 작성한 캘리그래피를 첨삭해주고 있는 김기환 작가. 전문가에게 배움으로써 보다 빠르고 정확한 성장이 가능하다. [사진 = 채민석 인턴기자] |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주모씨는 근무 시간을 조정해 오전 시간대에 캘리그래피 교실을 찾았다. 주씨는 "가만히 앉아 글씨를 쓰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진다"라면서 "원래 취미는 사진 촬영인데 사진 뒤에 그 분위기에 맞는 글을 직접 작성하고 싶어 캘리그래피를 배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기구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나는 점이 좋
김 작가는 "최근 직장인분들의 수강 신청이 부쩍 늘었다"라면서 "캘리그래피는 시·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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