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규모' 허리케인 플로렌스 美남동부 상륙…비상사태 선포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 남동부 해안지대를 강타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3일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서양에서 발생해 미 남동부로 접근해 온 플로렌스가 이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 폭우를 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비롯해 버지니아·메릴랜드·조지아 5개 주와 워싱턴DC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허리케인의 중심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의 남동쪽 85마일(약 136km) 해상을 지나고 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머틀비치에서는 동남쪽으로 145마일(233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이동 경로와 속도를 고려하면, 플로렌스의 중심은 13일 밤 늦게 또는 14일 오전 노스·사우스캐놀라이나 해안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WP, CNN 등 미 언론은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지대에는 이미 강풍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지역인 뉴베른의 도로엔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침수 피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플로렌스는 '메이저급'인 4등급에서 '일반 허리케인'인 2등급으로 풍속이 감소했지만, 비교적 느린 속도로 따뜻한 해상을 지나면서 오히려 세력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플로렌스의 강우량은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적인 규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플로렌스는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의 일부 지역에 최대 40인치(1ｍ)의 비를 뿌리고, 해안가엔 13피트(4ｍ) 높이의 폭풍해일을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주택 2층까지 미칠 수 있는 높이로, 건물 수만 채가 홍수에 잠길 수 있습니다.


직격탄이 예상되는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비롯해 인근의 조지아·버지니아·메릴랜드 주와 워싱턴DC까지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내륙지대인 켄터키, 테네시, 오하이오와 앨라배마까지 허리케인발 강우가 예상됩니다.

허리케인 경보 또는 주의보가 내려진 미국 동부해안 지역에 사는 인구는 540만 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70만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고, 이번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포함되는 인구는 모두 2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당국자는 "현재까지 해안지대 주민 40여만 명이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은 캐롤라이나를 중심으로 허리케인 영향권에 접어든 지역에선 학교와 사업체, 공공기관 등은 일제히 문을 닫았고, 항공기 1천200여 편이 결항했다고 전했습니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들도 잇따라 가동 중단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북미 최대 발전사업자인 듀크 에너지는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에서 4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브런즈윅 공장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전 피해 우려와 관련해 듀크 에너지 측은 발전소는 시속 200마일의 풍속, 22피트의 파도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전 피해도 서서히 확인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재난관리청은 8만8천여 가구 및 사업체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