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가 고궁 입장에 적용되는 '한복 착용자 무료 입장' 혜택에서 퓨전한복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데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종로구는 어제(11일) 문화재청과 문화부관계자, 한복대여업체 사장, 한복전문가 등을 초청해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옹호의 목소리는 주로 한복대여업체에서 나왔습니다. 종로구에는 한복대여업체가 60여 곳 있습니다.
구내 음식점 상인들도 퓨전한복 혜택 폐지에 난색입니다.
종로구 내 100여개 음식점에서는 한복 착용자에게 10%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으로 그만큼 퓨전한복 착용 손님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찬성 측은 젊은층이 좋아하고, 한복 확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혜택을 줄이면 지금의 분위기가 많이 죽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아 한복을 알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퓨전한복을 반대하는 쪽은 퓨전한복의 모양과 색깔이 전통한복과 다른 것은 물론이고, 값싸고 품질이 낮은 소재도 문제를 삼고 있습니다.
대여업체들끼리 경쟁이 붙으면서 점점 더 조악한 옷이 만들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퓨전한복은 뒤로 묶는 리본이 달려있거나 길이와 품도 제각각으로, 이는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단순화한 기존의 생활한복과 다릅니다.
생활한복과 퓨전한복 모두 전통한복을 개량한 것이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복의 정체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종로구는 현재 고궁 입장에 적용되는 '한복 착용자 무료 입장' 혜택에서 퓨전한복은 없애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관내 100여개 음식점에서 적용하는 '한복 착용자 10% 할인 혜택'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종로구 조용석 홍보팀장은 오늘(12일) "혜택 축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참에 한복에 대해 다같이 고민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4년여 전부터 퓨전한복이 유행한 것 같은데 '이게 무슨 한복이냐'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정체불명의 옷을 단속하라'는 등의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종로구 입장은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전통한복을 제대로 입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로구는 애초 이날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청에 퓨전한복을 고궁 무료입장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일단 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고궁의 '한복 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통한복·생활한복 모두 무료관람 대상에 포함하고 있으며, 성별에 맞게 상의(저고리)와 하의(치마, 바지)를 모두 갖춰 입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단, 생활한복의 경우 여미는 깃의 저고리와 하의(여성치마, 남성바지)를 갖춘 경우 한복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재숙 신임 문화재청장은 어제(11일) 간담회에서 퓨전한복 논란에 대해 "저희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럽다. 한복 제대로 입기도 중요하고, 한복 유행하는 현상을 무시할 수도 없는 딜
이어 "아직 실무부서에서 협의한 것은 없다"며 "종로구청에서 세미나도 하고, 궁과 관련해 많은 부분을 협의해야 하는 게 있어서 합리적이고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문화재청 광계자는 "퓨전한복 혜택 폐지 논란에 대해 단시간 내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