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비판 기사 대필한 대법원…"보도대가 2억 의혹"

【 앵커멘트 】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2016년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한 언론사의 기사를 대필했다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대법원과 갈등이 있었던 당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기사였습니다.
민경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6년 3월 18일, 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은 대법원을 향해 쓴소리를 했습니다.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며 "헌법재판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발언이었습니다.

나흘 뒤, 당시 법원행정처 소속의 한 심의관은 'OO 신문 기사 초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만듭니다.

신문 기사 양식으로 작성된 문건에는 익명의 취재원들이 '경솔하다'는 등의 단어를 선택해 박 전 소장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흘 뒤 이 문건은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한 신문 지면에 게재됐습니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해당 신문사에 구독료로 7천만 원을, 이듬해인 2017년에는 1억 3천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2016년 상반기, 전국 법원의 신문 구독료는 총 2천6백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검찰은 문건을 작성한 당시 행정처 심의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과 임종헌 전 차장의 지시로 작성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검찰은 총 2억 원의 구독료가 보도 대가로 지불된 것으로 보고, 국고 손실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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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