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의 사각 지대에 몰려 있던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국민연금 직장가입자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들이 사업장 가입자가 되면 직장인의 연금 보험료를 사업주와 반반씩 나눠서 내도록 하는 원칙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가입제도 개선방안을 권고했다.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이른바 '특고'(특수고용직 노동자)는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임금 노동자로 간주하지 않으며, 근로기준법상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 빠져 실업급여 등을 받지 못한다. 또 노후 대비를 위해 국민연금에 가입하려면 지역가입자로 적용되거나 납부예외자로 사각지대에 내몰린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권고에 따라 특고 노동자를 노동법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의 정책 추이를 참고해 특고 노동자의 가입자격을 사업장 가입자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7월 31일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이들 특고 노동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실직할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특고 노동자는 비자발적 이직자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감소로 인한 이직자로, 이직 전 24개월 동안 12개월(예술인은 9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특고 노동자와 예술인의 보험료는 사업주와 공동 부담하되 임금 노동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올해 중으로 노·사단체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고용보험을 우선 적용할 특고 노동자와 예술인 등 직종의 보험 적용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고 노동자의 경우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9개 직종(약 48만명)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9개 직종은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
한편, 특고 노동자는 지난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는 최대 220만명으로 추산된 바 있다. 특고 노동자는 디지털 기술 발달 등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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