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반에 있었다" 통학차 2시간 방치된 3살 여아, 어린이집 은폐 시도 의혹

최근 부산에서 3살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차량에 2시간 정도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사실과 관련해 어린이집 측이 사고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오늘(3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0시 22분 부산 남구의 한 어린이집 원생 3살 A 양의 부모가 어린이집 통학차량 내 방치 사고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부모는 직장에서 퇴근한 뒤 A 양과의 대화 과정에서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양이 통학차량에서 구조된 지 거의 12시간 만에 부모의 신고가 이뤄진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측이 원생 방치 사실을 부모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과 부산시의 설명을 정리하면, 지난 27일 오전 10시 40분쯤 해당 어린이집 통학 차량(15인승 승합차) 맨 뒷좌석에 A 양이 방치된 것을 보육교사가 발견했습니다.

A 양은 당일 평소처럼 통학차량을 타고 오전 8시 40분께 어린이집에 도착했지만 하차하지 못하고 2시간가량 홀로 차량에 남겨졌습니다.

당시 아이들의 차량 등원을 돕는 인솔교사와 운전기사가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A 양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어린이집 측이 오전 10시가 넘도록 A 양이 등원하지 않자, A 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A 양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통학차량에 태워 보냈다는 말을 듣고서야 뒤늦게 어린이집 주차장에 있던 통학차량을 확인해 혼자 있는 A 양을 발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어린이집 측은 A 양을 발견한 이후 부모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차량 내 방치가 아닌 'A 양이 옆 반에 있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A 양과 부모의 대화가 없었다면 그냥 묻힐 수도 있었던 셈입니다.

A 양은 현재까지 몸에 특별한 이상증세는 없지만, 큰 심리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사건 은폐 의혹을 해명해달라는 전화 취재 요청에 "더는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차량 인솔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혐의로, 통학차량 운전기사를 도로교통법 위반(안전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