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공사 중 발생한 고양터미널 화재…법원 "공사 맡긴 CJ푸드빌도 책임"

내부공사 중 불이 나 69명의 사상자를 낸 2014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에서 공사를 발주했던 CJ푸드빌에게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롯데정보통신이 CJ푸드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CJ푸드빌은 2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CJ푸드빌은 당시 화재가 난 터미널 지하 1층을 빌려 하청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관리·감독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방용구를 비치하지 않는 등 공사 중 화재 발생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CJ푸드빌은 2014년 5월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을 빌린 뒤 도급업체에 내부공사를 맡겼다. 하지만 가스배관 작업 도중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불이 2층까지 번져 사망 9명·화상 60명 등 69명의 사상자를 냈다. 롯데정보통신은 터미널 1층에 전산장비를 납품했다가 화재로 손해를 입자 CJ푸드빌과 하청업체, 건물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2억5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하청업체와 건물 관리업체의 배상책임은 인정했지만 "화재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CJ푸드빌 측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