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보이스피싱으로 현금 5천만 원을 잃을 뻔한 할머니를 설득해 피해를 막았습니다.
가족에게까지 무사히 할머니를 바래다 준 택시기사는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6일 저녁, 택시기사 김기태 씨는 서울 미아동에서 쇼핑백을 든 70대 할머니를 태웠습니다.
할머니는 김 씨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대신 통화하고 있던 휴대 전화를 건넸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아저씨 받아보래요. 그래서 전화를 받으니까 그쪽에서 내비를 찍고 이쪽으로 오세요…."
목적지는 경기도 시흥, 40여 분이 지나고 휴대전화가 방전되자 할머니는 택시기사에게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아들이 지금 보증을 서서 5천만 원을, 돈을 안 갚으면 아들 죽인다고…. 그리고 남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김 씨는 먼저 경찰에 신고하자고 제안한 뒤, 재차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아들한테 전화를 해보라고 전화번호를 준 거예요. 할머니가 아들 목소리 들으니까 막 통곡을 하는 거예요. 반가워서 아들이 살아 있으니까…."
할머니 아들과의 통화에서 약속장소를 정한 김 씨는 무사히 할머니를 모셔다드렸습니다.
택시기사는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오늘도 다시 일터로 떠났습니다.
MBN뉴스 서동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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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