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대통령의 주인공 4인. 왼쪽 부터 '라미연', '구공탄', '묵은지', '강풍기' [사진 = 라면대통령 캡처] |
"누구나 끓일 줄 아는 서민들의 음식인 라면으로 특별한 레시피를 만들어 내듯 '우리의 인생도 누구나 특별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만화"라고 작품을 설명한 스토리 작가 '명랑'은 "청춘기에 방황했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서로 얽혀 있는 네 남녀의 성장 스토리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라면을 통해 도전하고 좌절하며 서로 위로 받고 용기를 주는 네 남녀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웹툰 '라면대통령'의 스토리 작가 '명랑(본명 이시명)'과 그림 작가 '신얼'을 지난 8일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위치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났다.
ㅡ 라면대통령에 대해 소개 한다면.
▷명랑(이하 '명')=라면대통령은 라면을 통해서 특별해지는 평범한 네 남녀의 성장 드라마를 다룬 만화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도전'이라는 의미를 담아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그려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청춘 개그물이다.
▷신얼(이하 '신')=5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 '묵은지'에게 5주년 기념 요리로 '스페셜 라면'을 해줬다 이별을 통보 받은 백수 만화가 주인공 '구공탄'이 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인 '라면대통령'에 나가 아픔을 극복하는 스토리다. 여기에 주인공 공탄이의 조력자이자 라이벌 '라미연'과 묵은지에게 관심을 보이는 연적 '강풍기' 셰프까지 총 네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스토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라면 레시피를 소개하는 아주 특별한 라면 레시피, '아.라.레'도 만화를 구성하는 중요 코너다.
ㅡ 라면대통령을 처음 연재하기 까지의 과정과 스토리가 궁금하다.
▷명=처음에는 사회인 야구를 소재로 시작한 만화였다. 하지만 '야구'라는 소재를 너무 강하게 어필하다 보니까 대중성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판단한 편집부에서 소재 변경을 제안했다. 기획 회의를 하다 연재 전 모아두고 있었던 소재 중 하나인 라면을 대입하기로 결정해서 나온 게 라면대통령이다.
▷신=모 포털사이트 도전만화 코너에서 연재를 하다 2008년에 다른 연재처에서 제의를 받고 데뷔를 했다. 이후 현재 회사로 온 뒤에 작가들이 모일 수 있는 송년회 자리에서 제 기존 작을 본 명랑 작가가 제안을 해 함께 하게 됐다.
↑ 라면대통령은 평범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이야기다. [사진 = 라면대통령 캡처] |
▷명=주인공인 구공탄은 우리가 겪은 청춘기를 이입시킨 '페르소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했고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을 하다 20대 후반에 '이 길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한 뒤로 사회에서 도태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만화가라는 직업은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실패를 겪다 보니 정체성에 혼란이 와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95%정도 담은 캐릭터가 구공탄이다. 비 호감일 정도로 구질구질한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이자 전형적으로 '찌질한 전 남자친구'의 모습을 떠올렸다.
▷신=여자 주인공 라미연은 우리의 이상형이다. 현실적이고 도전적이며 터프하다. 목표가 있으면 욕심내서 성취하는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묵은지는 아련한 사랑의 느낌이다. 초라했던 주인공을 지켜주고 늘 함께해 준 마냥 고마운 존재를 표현했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주로 디자인을 먼저 하고 후에 에피소드를 입혔다.
ㅡ 연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신=그동안은 주로 인물 위주의 작품을 해왔었는데 라면대통령을 연재하면서 처음으로 요리를 그려봤다. 게다가 면을 일일이 그리는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특히 국물 없이 만든 비빔면류의 요리는 난이도가 높아 작업시간이 길어지기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맛있어 보인다"는 댓글이 달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명=라면대통령은 라면을 소개하고 만드는 과정을 중시한 작품이 아니었지만 의도치 않게 독자분들이 라면의 비주얼이나 맛에 많은 관심을 주셨다. 결국 연재가 진행될수록 인물들의 사연이나 갈등을 표현하기 위해 쏟아야 하는 에너지를 요리에 공을 들이다 보니 주객이 바뀐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러면 안됐지만 나중에는 요리가 주 작업이 됐다.
또한 라면대통령에는 악역이 없다. 흔한 드라마처럼 남녀가 연애 감정으로 질투하고 싸우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지금의 성장스토리가 우리에게 맞는 것 같아서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초반 연재할 때는 악역의 부재와 신파적 요소가 없다는 것에 대해 편집부에서 우려가 컸었다.
↑ 라면대통령의 감초 코너 '아.라.레'의 '삼겹살 된장볶음라면' [사진 = 라면대통령 캡처] |
▷명=직접 개발하기도 하고 지인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단순히 참신한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얽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료 선정이나 조리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몇 차례 겪었다. 내가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아내에게 자문을 자주 구해서 개발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라면 치즈볼'과 '불닭 김말이', 그리고 '비빔만두'는 시중에 팔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맛있었다. 연재를 할수록 실력이 늘어 최근에 만든 '삼겹살 된장 볶음 라면'은 끓여서 그릇에 담고 "이거다!"라고 외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신=1주일 단위로 연재하다 보니 바빠서 저 맛있는 요리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ㅡ 웹툰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명=웹툰 작가의 빛나는 면만 보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스토리 작가를 꿈꾼다면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글 한 편을 꾸준히 마무리 지어 주변에 보여주고 반응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돈이나 시간을 지불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현실과 부딪힐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신=너무 밝은 면만 보지도 말고 어두운 면만 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조금 더 공부하고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다음에 도전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ㅡ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신=우선 라면대통령을 통해서 내 고집만 피우던 사람에서 이제는 양지로 나온 느낌이들어 고맙다. 예전에는 B급 감성을 잘 담을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저 살아남고 싶
▷명=언제나 찾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잘 표현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쓰면서 독자들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디지털뉴스국 채민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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