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워 투자 사기를 벌인 의혹을 받는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전 대표 류상미 씨와 현 대표 최용석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신일그룹 주장한 보물선 금괴 실체와 투자 사기 논란 등 돈스코이호 인양을 둘러싼 의혹 전반과 두 사람이 그룹 내에서 맡은 역할 등을 조사했다.
두 사람은 돈스코이호를 '150조 보물선'라고 홍보하면서 신일골드코인(SGC)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참고인 신분이지만 사내 역할과 혐의 소명 정도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출석한 최씨는 출석 예정시간보다 약 10분 일찍 청사에 도착했다. 최씨는 돈스코이호의 인양 가능성, 자금 조달 방법과 사적 유용 의혹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류씨도 40분 일찍 등장해 취재진을 피한 채 청사로 향했다.
두 사람은 신일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투자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대표 유지범 씨(본명 류승진)와 밀접하게 연관된 인물이다. 류씨는 유씨의 누나로 대표 재직 당시 유씨의 바지사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신일그룹 수사에 착수하자 지난달 26일 유씨와 친밀한 관계로 알려진 최씨에게 대표 자리를 넘겼다.
최씨는 대표 취임 이후 사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바꾸고 돈스코이호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일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또 자신들이 보물선을 테마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류씨를 상대로 유씨의 소재를 확인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현재 베트남에 체류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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