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나 고속도로 일부 구간엔 소음을 막으려고 투명 방음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소음은 막지만 투명 방음벽에 날아드는 새들은 막지 못합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국도변 갓길에 죽은 새들이 널려 있습니다.
직박구리와 물총새, 참새에 이르기까지 100여 미터 구간에서만 10마리가 넘습니다.
새들은 투명한 유리 방음벽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날아가는 탓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유리 방음벽 곳곳에는 새들이 충돌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새는 꽤 있어요. 아침 같은 경우…. 방음벽 때문에…. 인간이 만든 공해죠."
또 다른 국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투명 방음벽 아래 수풀 사이로 천연기념물인 참매의 사체가 발견됩니다.
사고가 잇따르자 유리 벽면에 부착한 독수리 문양의 스티커인 '버드세이버'도 소용이 없습니다.
새들은 단순한 장애물로 인지하는데다 스티커도 드문드문 붙어 있다 보니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하늘을 날다 방음벽이나 건물 등의 충돌로 전국의 야생동물센터로 옮겨진 새들은 2천 마리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이수길 / 국립생태원 동물병원부 수의사
- "(맹금류 스티커의 간격을) 가로 10cm, 세로 5cm 패턴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 길이는 30km.
야생 조류들의 충돌을 예방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