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대문 안 도심인 퇴계로, 을지로 등 주요 간선도로 2030년까지 최대 4개 차로로 축소된다. 내년부터는 공해차량의 도심 진입이 어려워진다.
보행환경 개선, 탄소배출 저감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도심 교통체증 심화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연계 자동차 통행관리 등이 담긴 '한양도성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이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7일 밝혔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교통혼잡과 탄소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에 따라 특별관리하는 곳이다. 서울시의 지정요청에 따라 한양도성 내부 15개동 16.7㎢가 지난해 3월 국내 첫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됐다.
시는 종합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을 2017년에 비해 30% 감축하고, 보행·자전거·대중교통 등 녹색교통 이용공간을 2배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도성 내 차도는 최대 4개 차로로 줄인다. 버스 통행이 잦은 도로의 경우 버스전용차로를 포함해 최대 6개 차로로 재편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진입수요를 물리적으로 억제하고, 보행·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확대한다.
올해 도심 주요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보행량 증가가 예상되는 퇴계로(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을지로(세운상가군 재생활성화 사업), 세종대로(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등을 대상으로 주민의견 수렴 및 설계 등을 검토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간선도로 도로공간재편을 통해 보행공간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퇴계로 인근에서 인테리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씨는 "가뜩이나 서울로7017이 들어서면서 인근 교통체증이 심해졌지만 마땅한 대책을 서울시에서 못내놓고 있는데, 여기서 더 차선을 줄인다고 하면 교통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차로를 줄이면 오히려 상가 관련 차들이 보도를 침범하는 일이 잦아져 보행환경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내년부터 환경부에서 고시한 친환경등급제와 연계해 공해차량의 한양도성
녹색교통 이용자의 안전 강화 차원에서 도심 제한속도도 간선도로 시속 50㎞, 이면도로(왕복 2차로 이하) 시속 30㎞로 전면 하향 조정한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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