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폭염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아있는 농작물마저 멧돼지가 습격하면서 쑥대밭이 되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북의 한 복숭아 농장.
나무마다 매달려 있어야 할 열매는 온데간데없고, 바닥에 종이껍질만 나뒹굽니다.
마치 태풍이 지나간 듯 성한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들이 농작물을 먹어 치운 겁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농가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지만 밤사이 출몰하는 멧돼지떼를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피해 농민
- "한창 수확해야 할 때인데…. 한 개도 못 따고 한 상자도 못 땄어요. 멧돼지가 와서 다 먹은 거예요."
인근의 고구마밭도 사정은 마찬가지.
파헤쳐진 흙 사이로 고구마 열매는 보이지 않고, 넝쿨만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구천서 / 피해 농민
- "가슴이 아프죠. 왜 그러냐면 한 해 농사인데…. 농사를 멧돼지가 다 망쳐놨으니…."
냄비 뚜껑에 가위를 매달아 소리가 나게 하거나, 그물을 이중삼중으로 겹쳐놔도 소용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옥천군청 관계자
- "(포획단이) 나간다고 다 잡는 것도 아니고 잠복을 하더라도 (멧돼지가) 딱 내려오는 시기가 맞아야…."
올해 옥천군의 멧돼지 피해 신고는 260여 건, 절반 이상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지난달에 집중됐습니다.
폭염에 멧돼지 습격까지 잇따르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