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제주 세화포구에서 실종돼 100km 이상 떨어진 가파도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최모 씨에 대한 부검이 오늘(2일) 진행됩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밤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됐다가 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해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38살 최모 씨에 대한 정밀 부검이 이날 오후 2시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됩니다.
부검에서는 사망 원인과 사망 시각을 추정하게 됩니다.
◇ '폐에서 플랑크톤 검출될까'…사망 원인·시각은
사망 원인 조사를 통해 최 씨가 물에 빠져 숨졌는지 등에 대해 밝힐 예정입니다.
시신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된다면 물에 빠져서도 숨을 쉬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어 익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시신의 폐에 플랑크톤이 없다면 물속에서 전혀 숨을 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돼 타의에 의해 숨진 후 바다에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경찰이 1일 진행한 검시에서는 최 씨의 몸에 외부 힘에 의한 상처인 '생활반응 흔적'이 없었습니다.
부검에서는 검시에서 찾지 못한 상처가 있는지와 목이 졸렸는지, 약물로 인해 사망했는지도 가릴 예정입니다.
사망 시각 추정은 위에 남아 있는 섭취물이 단서입니다.
남편 A 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당일 저녁에는 세화리 인근 마을 음식점에서 가족이 함께 회를 먹었습니다.
최 씨는 이후 실종 전인 25일 오후 11시 5분쯤 세화포구 근처 편의점에서 소주와 김밥 등을 산 뒤 오후 11시 38분쯤까지 방파제에서 혼자 먹은 것으로 경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추정했습니다.
사망 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경찰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한 시각과 비슷한 시점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은 최 씨가 방파제에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언니 등과 통화를 시도한 이후인 25일 오후 11시 38분부터 26일 0시 10분까지 30여분 사이 최 씨가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경찰은 사망 경위에 대해선 최 씨가 방파제 위에서 실수로 내항에 빠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생각과는 달리 부검결과 사망 추정 시각이 의외로 나오거나 범죄피해 가능성이 유추된다면 이번 사건은 원점 재조사가 불가피합니다.
경찰은 최 씨 주변 인물의 진술 신빙성 등에 대해 다양하게 조사하고 있으며, 실종 당시 상황도 재차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지금껏 나타나지 않은 제3의 인물이 있는지도 살피고 있습니다.
◇ 꼬리 무는 의문들…시신 이동 경로·옷도 그대로
시신의 부패와 부풀어 오른 정도로 숨진 최 씨가 바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부검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일정 시간 바다에 있었다면 장기 내에 세균으로 인해 부패 가스가 형성돼 물 위에 떠오를 정도로 몸이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최 씨가 착용한 민소매 티와 반바지 등 비교적 헐렁한 옷이 파도에 벗겨지지 않은 점도 의문인 상태입니다.
최 씨의 시신이 실종 장소인 세화포구에서 해안선을 따라 적어도 100㎞ 이상 떨어진 제주도 정반대편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해류를 통해 이동이 가능한지를 과학적으로
하지만 경찰은 최 씨가 육로나 해로로 이동된 후 제3의 지점에서 유기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7월 25일 오후 11시 38분에서 26일 0시 10분쯤 실종된 최 씨의 시신은 실종 일주일여 만인 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5㎞ 해상에서 소형 여객선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