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무량사 도현 스님, 20년전 녹취록 공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게 숨겨진 자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설정 스님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음성이 공개됐습니다.
미국 하와이 무량사 주지인 도현 스님은 오늘(24일) 설조 스님 단식농성장 인근 우정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모 씨가 자신의 딸이 설정 스님의 자녀라고 주장하는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녹취록에서 김 씨는 설정 스님과의 관계와 아이를 낳고 기른 과정 등을 진술했습니다.
도현 스님은 약 20년 전인 1999년 1월 하와이에서 김 씨와의 대화를 녹음했으며, 녹음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현 스님은 "설정 스님이 이 녹취를 들으시고 은처자 문제를 인정하고 사퇴하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조계종을 살리고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증언은 김 씨가 최근 조계종에 증언한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입니다.
조계종은 지난 5월 전모 씨가 설정 스님의 친자가 아니라는 내용의 김모 씨 영상증언을 공개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은 논란이 되는 내용이 허위임을 밝히고자 김 씨를 만나 면담한 과정을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에서 김 씨는 "30여 년 전 저와 저의 딸에 관한 내용이 설정 스님과 연관지어 방송돼 너무 놀랐다"며 경북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아이를 임신, 출산했으나 설정 스님의 친자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5월 1일과 29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설정스님의 폭력과 여성, 재산 문제와 교육원장 현응스님의 성추행 의혹 등을 다루며 불거졌습니다.
방송 후 설조 스님은 '조계종 적폐 청산'을 외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로 35일째 단식을 이어나가는 설조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의 내홍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불교계 외부 인사들이 조계종 집행부 비판 대열에 가세하면서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은 23일 시민사회 원로와 타종교인, 시민사회단체는 종단 내부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총무원 대변인 일감 스님은 "진보 성향의 타종교인께서 자신들이 속한 종교단체의 내부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우리 종단의 문제에만 유독 지속적으로 비방과 비난의 칼날을
또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살펴보지 아니한 채 사적 인연에 치우치는 등으로 일방의 주장에 동조하는 행위는 종교적 양심과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진보운동을 이끌어 가시는 원로나 시민사회단체가 추구하는 가치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