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가 번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새들이 풀밭으로 착각해 내려앉을까 걱정될 정도입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드넓은 호수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색 빛깔로 변했습니다.
수풀 사이로는 큼지막한 초록색 녹조 덩어리가 발견됩니다.
컵으로 물을 떠보자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탁해졌습니다.
둥둥 떠 있는 부유물은 부패해 악취가 진동합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물이 정체돼 있는 가장자리는 녹조가 뒤엉켜 띠를 이루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비 온지가 얼마 안 되니까 (녹조가) 많이 없어졌다가 이제 날씨가 더워지니까 막 생기죠."
지형이 뱀처럼 구불구불한데다 적은 비에도 오염물질이 쉽게 유입돼 녹조 발생에 취약합니다.
조류 제거선이 연신 녹조 덩어리를 빨아들이고, 물순환장치가 녹조 분해를 돕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상류에 있는 취수장도 비상입니다.
호수 한가운데 녹조 방지막이 설치되고, 수중 산소공급장치는 쉼없이 돌아갑니다.
일부 수역은 남조류 세포 수가 조류경보 '관심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래헌 / 금강유역환경청 수생태보전팀
- "7월부터 시작된 폭염 때문에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조류가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습니다."
당분간 비 예보가 없어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의 녹조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항공촬영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