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당초 지난 10일 철거하기로 했던 한남2고가차도의 철거 시기를 내년 중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주변 교통 정체가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조치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철거를 계획했던 한남2고가차도가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미뤄지자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철거작업에 따른 교통대책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중으로 철거를 연기한다"며 "정확한 철거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76년 설치된 한남2고가는 한남대로와 한남대교를 연결한다. 노후화가 심각하고 고가 진·출입 과정에서 차량 엇갈림이 심해 한남대로 정체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는 지난 2016년 9월 이런 한남2고가 철거계획을 세워 이달 10일을 철거 날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철거 하루 전날인 9일 돌연 교통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며 작업을 연기했다.
시는 내부적으로 고가차도 철거로 인한 차량 속도 감소 폭이 30% 미만(전체 구간 평균)이라면 철거를 단행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철거를 앞두고 최종 점검 단계에서 우회도로, 교통신호 체계까지 반영한 정밀 분석을 한 결과 일부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돼 철거 작업을 연기하기로 급하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다른 고가차도의 경우 철거 이후 차량 속도가 느려졌다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한남2고가는 차량이 몰리는 고속도로, 강남지역과 연결돼 상황이 다르다"며 "우회로로 쓸 수 있는 올림픽대로, 강변북로도 늘 정체가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교통 대책을 더 다듬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는 한남2고가 철거 시기를 녹색교통진흥지역 시행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사대문 안 16.7㎢는 지난해 3월 '녹색교통진흥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시가 자동차 운행 제한 등 강력한 교통수요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조만간 4차선 도로를 3차선으로 줄이고 보행공간 등을 마련하는 '도로 다이어트' 등을 담은 녹색교통진흥지역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도심의 교통량 자체가 줄어들면 한남2고가를 철거하더라도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질
하지만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녹색교통진흥지역이 도심 내 교통량 감소를 담보할 수 없는 데다, 정책이 정착돼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다. 이때문에 한남2고가 철거가 내년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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