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하면서 미래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의 교육'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창의성, 비판적 사고 능력,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능력 등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 설계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지식 전달 위주의 고전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경험 중심, 학습자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창업 특화 커리큘럼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학문 간 벽을 허물고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융합교육을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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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서울 캠퍼스 전경 |
특히 민간 분야 연구비 수입을 측정하는 'Industry Income' 영역에서 99.2점으로 세계 26위의 높은 성과를 올렸다. 해당 영역은 대학이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으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상업적 시장에서의 대학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다.
학계 연구평판, 연구의 생산성 및 연구비 수입을 측정하는 'Research' 영역과 교육평판 및 교육환경을 측정하는 'Teaching' 영역에서도 점수가 크게 상승하며 각각 세계 111위, 101위를 기록했다.
국제화 부분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교원 및 외국인학생 비율, 국제공동논문 비율로 구성된 국제화 부분이 개선된 결과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미래사회에서는 인공지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기존 지식체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 능력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라며 "어려운 질문에 잘 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창의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을 혁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학간 경계 넘어 개방·공유 캠퍼스 확립...포스텍과 공동교육 시스템 구축
연세대는 지난 3월 POSTECH과 힘을 모아 전문교육과 전인교육을 아우르는 차원 높은 공동교육 시스템을 만들어가기로 협의했다. 이로써 양교는 2018년을 기점으로 학점과 강의를 전면 공유하며, 궁극적으로 공동 학위를 추구하게 됐다. 집중 강의제도, 단기교육과정 인증제도(Nano Degree), 모듈식 교과 등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또한 공동으로 개발·도입될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 기반 신규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여 콘텐츠를 공유하고, 신개념 공유교육(Open Education Platform)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이를 모든 대학에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보다 원활한 자원 공유를 위해 '블록체인 캠퍼스'를 공동으로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신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캠퍼스 간 경계를 본격적으로 허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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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력을 위한 개방공유 캠퍼스 협약식'에서 악수를 나누는 김용학 연세대 총장(좌)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 |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수강 인원의 제한 없이 누구나 온라인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개강좌다. 연세대학교는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지식의 나눔을 실천하고자 2015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MOOC 플랫폼인 코세라 (Coursera)와 퓨처런(FutureLearn), K-MOOC(한국형 MOOC)에 연세대학교의 명품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은 학생들이 미리 제작된 강의 동영상으로 사전 학습(pre-class)하고, 강의실에서는 사전 학습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토론이나 질의응답, 문제해결 등 학습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기존 강의 방식과 순서를 달리 하므로 '거꾸로 수업' 혹은 '역전 학습'이라고도 부른다. 연세대학교는 현재 총 162개의 FC 교과목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동영상 강의로 학습하고, 온라인 토론 및 과제 활동 등 다양한 학습활동을 YSCEC에서 수행함으로써 맞춤형, 개별화 학습이 가능하도록 온라인 강좌(Online Classroom)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 창의 교육의 새로운 모델...RC 창의 플랫폼에서 꿈꾸고 실천해
미래형 창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방안의 일환으로는 'RC창의플랫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학습하는 RC 제도의 장점을 살려서 학생들이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도전 정신을 기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세대만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주)엔엑스씨가 작년부터 4년간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학생들이 구상한 팀별 프로젝트에 대한 중간점검, 전문가 멘토링, 공모전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
'RC창의플랫폼'은 1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1학기에는 창의 특강을 통해 도전 정신을 기르고 팀별로 프로젝트를 구상한 뒤 중간점검 피드백을 통해 문제의식을 구체화한다. 여름방학 동안에는 창업지원단과 넥슨에서 연결해 주는 전문가 멘토링 지원을 받으며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고, 2학기에 최종 결과물을 산출하게 된다. 팀별 활동이 종료되는 11월에는 공모전을 개최하여 최우수팀에게는 상금과 실리콘밸리 방문과 같은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하며, 전시회를 열어 모든 팀의 프로젝트 수행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 융복합 연구의 산실...주니어 융합연구 그룹 적극 지원
연세대는 미래가 융합연구에 달려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연세의료원과 생명시스템대학, 이·공, 인문·사회과학에 이르는 여러 학문 분야가 자유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융합연구 및 관련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과 대학원은 '주니어 융합연구 그룹'을 모집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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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니어 융합연구 그룹에서 연구를 진행중인 학생들 모습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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