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인 3일은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태국어로 '비의 신'이란 뜻)의 영향을 받아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 경상 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
3일 전국이 흐린 가운데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 서울과 경기, 충남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다. 서울, 경기는 새벽 한때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비는 경상도와 강원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밤부터 그치겠다. 2~3일 전국의 예상 강수량은 80∼150㎜다. 제주도 산지와 지리산 부근, 경상 해안 등에는 많게는 200㎜ 이상 비가 퍼붓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쁘라삐룬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의 중소형급 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56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같은 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태풍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전날 밤 '부산 앞바다'에서 '일본 쓰시마 섬 방향'으로 바뀌었다. 쁘라삐룬의 이동 경로는 당초 예상보다 더 동쪽으로 바뀌어 피해도 작아질 전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동 경로가 점점 동쪽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상이 달라짐에 따라) 국내 서쪽 지방은 위험 기상 지역에서 대부분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만 제주도와 영남 지방은 계속 태풍 영향권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일 자정부터 3일 낮 사이, 영남 지방은 3일 아침부터 저녁 사이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더 동쪽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까지 분석으로는 태풍이 내륙으로 직접 들어오는 상황은 피했지만, 제주도와 영남 지방은 여전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풍 상륙을 앞둔 2일 전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륙 곳곳에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다. 특히 전북 군산은 1일부터 2일 오후 3시 현재 302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2일 오전 6시 1명이 사망하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 영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47분께 영광군 염산면의 한 논에서 모내기를 하던 태국인 근로자 A씨(63·여)가 낙뢰에 맞아 쓰러졌다. A씨는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날 오후 9시18분께 숨졌다. A씨는 가족과 함께 태국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군산, 전남 여수, 경기 화성, 충남 서천 등에서 총 5채의 주택이 일부 파손됐고 전남 보성의 한 아파트에서 차량 52대가 침수돼 인근 도로로 옮겨졌다. 전남 해남에서 7명 등 7가구에서 모두 1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5명이 일시 대피했다. 제주, 경기, 전북, 전남, 경남, 세종에서는 주택과 상가 61채가 물에 잠겨 배수 지원을 받았고 1일 대전 서구에서는 축대가 유실돼 차단봉 설치작업이 이뤄졌다. 전남지역 2377㏊의 논이 물에 잠기는 등 전국 농경지 4천258.1㏊가 침수 피해를 봤다.
전북지역 축사 3곳에 빗물이 들어차 닭과 오리 5만6000여 마리가 폐사했으며, 전남 무안에서도 계사가 침수돼 병아리 6000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경북과 전북지역 비닐하우스 4.23㏊가 물에 잠겼다. 공공시설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보성의 한 중학교 운동장이 한때 물에 잠겼으며, 경전선과 득량~이양역 구간 선로에 토사가 유입돼 8시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충남 청양 국도 36호선 도로 사면이 유실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며 전남 보성 모원저수지 제방, 충남 서천 국도 4호선 도로 사면, 충남 보령 국도 21호선 도로 사면이 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충북 단양 군도 5호선, 보은 지방도 751호선에서 낙석 피해가 잇따랐고 대전 서구 월평동 한 초등학교 주변에선 연약한 지반이 내려앉아 가로 2m, 세로 5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리산과 한려해상, 다도해 등 전국 국립공원 16곳의 410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경기 김포·울산·경남 사천 등 3개 공항 6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여수에서 거문을 오가는 여객선 등 20개 항로 26척의 여객선이 발이 묶였다. 전남 곡성 지방도 1곳이 토사유출로 통제 중이며, 대전 문창교∼TJB 대전방송 구간 등 하상도로 12개 구간과 세종시 조치원읍 하상도로 2개 구간에 대해 지난 1일부터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절영로와 전남 보성군 도로 3곳의 도로 지반이 내려앉아 한때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대전 갑천 유역 유성(만년교) 지점에는 예상수위가 3.5m를 육박해 한때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해
[류영욱 기자 / 대전 = 조한필 기자 /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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