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삭제된 것과 관련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관례라고는 하지만, 추가 조사가 시작되기 3일 전에 자료가 완전히 지워졌거든요.
무슨 이유일까요?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25일 취임과 함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지난해 9월 25일)
-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의향 있으신가요?"
- "지금 당장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40일이 지난 11월 3일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김 대법원장의 지시 3일 전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디가우징'이라는 기법으로 완전히 삭제됐습니다.
▶ 인터뷰(☎) : 이상진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 "(디가우징 되면) 기술적으로는 복원이 불가능하다면서요?"
- "복원 불가능합니다. 전 세계 누구한테 가도 안 됩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상 대법관 이상의 하드디스크는 퇴임 뒤 2주 안에 자료를 폐기하는 게 관례인데, 당시 국정감사가 있어 삭제 절차가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삭제 과정에 양 전 대법원장의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조사를 코앞에 두고 핵심 자료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증거 인멸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와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