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주 출근길 사고난 `주말부부`…업무상 재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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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부부'로 지내는 남편이 아내가 있는 서울에 올라왔다가 근무지로 출근하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A씨가 남편 B씨 사망에 대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주말부부로 B씨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광주광역시의 통신회사 현장 사무실로 출퇴근을 했다. B씨는 주말에 가족들을 보러 서울에 올라왔다가 월요일 아침 다시 광주광역시로 출근하곤 했다.
B씨는 지난 2014년 2월 초 월요일 새벽 출근하기 위해 광주로 출발했다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트럭과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씨는 남편의 죽음이 출근 중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A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근무지 인근의 '비연고지 주거'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낸 후 주말 또는 공휴일을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 가족이 있는 '연고지 주거'로 퇴근했다가 그곳에서 출근하는 이른바 '주말부부'의 출퇴근도 원칙적으로 통상의 출퇴근 범위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으로 업무상 재해의 범위가 넓어지긴 했지만 법원이 이처럼 주말 부부의 출퇴근길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