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한파와 잦은 비로 경남 지역의 양봉 농가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꿀 수확이 급감한 건데, 설상가상으로 보상도 받을 수 없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함안의 한 양봉 농가.
예년 같으면 꿀을 채취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기지만, 수확 철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입니다.
벌통엔 꿀이 고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빈 통만 부지기수입니다.
▶ 인터뷰 : 오세욱 / 양봉 농민
- "한 통에 4만 마리 이상의 벌들을 준비해놨었는데 꿀 들어올 시기에 벌들이 벌써 반이나 죽으면서 수확되는 꿀도 없고…."
4월 초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와 지난달 내린 잦은 비바람 때문입니다.
이상기온에 꿀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카시아 나무가 냉해를 입었고 그나마 핀 꽃도 힘없이 지고 말았습니다.
올해 꿀 생산량은 지난해 만 5천 톤의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양봉피해는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한국 양봉협회 관계자
- "사과나 과수는 얼거나 하면 냉해를 입었다고 직접 피해로 보는데 이것은 아카시아가 피해를 입은 거죠."
1년 농사를 망치고 기댈 곳마저 잃어버린 농민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