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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지하철 신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여자화장실에 붙어 있는 몰카 범죄 신고 안내 스티커. [사진 = 문혜령 인턴기자] |
이 같은 몰카 범죄 예방 문구에 대해 '사려깊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경닷컴이 지난 7일 이런 문구가 담긴 스티커가 부착된 2개 지하철역 여자화장실을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스티커는 낙서로 차 있거나 훼손된 흔적이 있었다. 특히 "신고가 예방입니다"라는 문구에는 "안 찍는 것이 예방", "몰카 판매 금지가 예방"이라는 등 누군가 펜으로 덮어 쓴 글씨를 찾아볼 수 있었다. 낙서로 가득 차버린 스티커 위에 새로운 스티커를 덧붙인 곳도 있었다.
이 문구는 공중화장실, 지하철 역사, 지하철 여자화장실 등에 현수막·광고판·스티커 등의 형태로 부착돼 있다. 주로 신고 전화와 함께 제보 어플을 명시해 몰카 범죄 신고 방법을 안내하는 용도로 제작된 안내물이다. 사용 지역 또한 서울, 부산, 경기 등 다양하다. 지난 2016년 서울지방경찰청에서도 신설된 '스마트 국민제보 앱'을 홍보하며 동일한 문구를 사용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은 스마트 서울경찰 블로그를 통해 "몰카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있지만 심각한 성범죄라는 인식은 낮은 편"이라며 "피해자들 역시 신고의 번거로움, 보복의 두려움이 더해져 신고를 꺼리고 있다"고 문구를 사용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민들은 "몰카 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현실에 맞지 않는 문구"라는 반응이다.
대학생 김 모씨(22·여)는 "몰카를 발견한다면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은 이제 당연하게 알고있는 사실"이라며 "피해자를 초점에 둔 문구보다 범죄 행위를 막는 것에 중점을 두는 표현이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장인 송 모씨(24·남)는 "남자화장실에서 이러한 문구를 본 적 없어서 몰랐다"며 "최근 몰카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데 아직까지 저런 문구가 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으며 남자화장실에도 몰카 예방 안내물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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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트위터에 올라온 글. [사진 = 트위터 이용자 @oli****** 캡쳐] |
한편 몰래카메라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 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발생 건수는 지난 2007년 564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612건에 달하며 11년 동안 10배 이상 늘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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