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달 서울교육감 후보 "과고는 위탁교육 통해서 교육하도록 할 것"

조영달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과학고·영재고에 가기위해 중학교때부터 과열되는 고교 입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고 졸업자를 없애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일반고 입학학생 중 2학년에 오른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고 등 진학희망자를 선발해 과학고에 '위탁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공부는 과학고에서 하지만 졸업은 원래의 학교에서 한 것으로 처리된다.
7일 조 후보는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교육청 기자단 초청 서울교육감 후보 정책발표회'의 두번째 후보자로 나서 "공통교육과정인 고1을 마친 학생은 2학년부터 (과학고 진학을) 자율선택하게 할 것"이라며 "과학고는 해오던대로 영재프로그램을 그대로 하면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의 공약대로 입시를 진행하면 과학·영재고는 고1 신입생을 두지 않게 된다. 일반고 2학년 학생 중 과학에 관심이 있고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만 2년간 교육해주는 '위탁교육기관'이 된다.

다만 그는 과학·영재고 진학 희망 학생의 경우 "일정 능력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외괴), 국제고에서 제안한 추첨 방식을 배제했다. 그는 앞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입시경쟁을 없애기 위해 추첨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이날 발표회에서 '교육의 탈정치'를 강조하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노조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전교조 등 단체가)태동 단계에 지녔던 주장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교육 공간을 정치공간화한 것에는 반대한다"며 "(법외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선) 법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는 탈정치의 일환으로 임기를 줄여서라도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별도로 치러지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그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현재 구조로는 정치와 연관될 수 밖에 없다"며 "실제로 (임기 중) 그만두게 되면 '선거를 언제 치를지' 등 교육감 선거를 교육적으로 치를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과 타 시·도교육감과의 연계 등 방법이 없다는 지적에는 "선언적인 의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탈정치를 위한 또 다른 공약은 '서울교육지속가능발전위원회 설치'다. 지속가능발전위는 심의·의결권을 가진 독립기구다. 중장기 교육정책을 세우는 역할을 맡는다. 교육단체·학교 관계자, 교육전문가, 학부모, 서울시의회 추천인사 등으로 위원을 구성하고 교육감과 임기를 달리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후보는 이밖에도 '현장교육 부교육감' 자리를 신설해 교사 출신 인사를 임명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의 부교육감은 일반 행정직으로 행정전문가일 수는 있겠지만 학교문제에 해박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경험이 적을 수도 있다"며 "지역마다 특성이 있고 지역마다 계층적 특성·요청이 다르고 복잡한만큼 다양한 현장의 수요를 반영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와 관련해선 "일본은 중국 등 외국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라며 "각 학교여건에 따라 외국학생의 국내 고교 입학이 가능하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 부활 역시 공약으로 삼았다. 그는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을 '놀이성격'으로 다시 추진하겠다"며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