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진행하는 사업 정보를 준 대가로 병원장에게 뇌물을 받아온 보건복지부의 고위 공무원이 구속됐습니다.
8장의 병원 법인 카드를 자기 카드처럼 돌려 썼는데, 5년간 쓴 카드액만 3억 5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보건복지부의 국장급 공무원 허 모 씨가 가천대 길병원장인 이 씨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은 것은 지난 2013년이었습니다.
복지부가 연구중심 병원을 선정하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였습니다.
허 씨가 지난 4년간 유흥업소 등에서 사용한 카드액은 3억 5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특히 병원장 이 씨는 허 씨 카드를 8번이나 바꿔주면서 쓰도록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재흥 / 경찰청 특수수사 1팀장
- "교체된 카드가 8매고요. 범죄를 숨기기 위해 정기적으로 카드를 교체해…."
허 씨는 해당 병원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해 추천하는 데 돈을 썼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병원장은 모든 혐의를 시인했습니다.
▶ 인터뷰(☎) : 길병원 관계자
- "경쟁의식이 앞서서 어떻게든 일을 이루려다 보니까 불법을 저지른 거고, 법을 위반한 점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하고…."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병원 측은 해당 병원장과 비서실장에게 아무런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고, 현재 직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원장 이 씨는 국회의원 15명에게 4천6백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후원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허 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이 씨를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