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향하는 정부 수송기에 탑승했습니다.
이날 남측 기자단이 탑승한 항공기는 기종이 'VCN-235'인 정부 수송기입니다.
정부 당국은 이 수송기의 관리는 공군이 맡고, 전체적인 운용은 정부가 하기 때문에 군 수송기가 아닌 정부 소속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송기가 방북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군과 정부 당국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자단을 태운 수송기는 꼬리날개 하단부에 '02051'이란 숫자가 표기되어 공군 5호기임을 알렸습니다. 국방부와 공군은 이번에 기자단을 태운 수송기를 공군 5호기로 부릅니다. 조종사가 공군 소속입니다. 공군 3호기와 5호기의 기종은 같은 VCN-235입니다. 공군 3호기에는 '02050'이란 숫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공군 3호기도 이날 예비용으로 활주로에 나란히 대기했습니다.
정부가 남측 기자단을 위해 정부 수송기를 띄운 것은 대북제재와 원산에 먼저 도착한 국제기자단과의 합류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가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행을 꺼리는 상황에서 민간 항공사를 설득하기보다는 직접 정부가 보유한 수송기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제외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의 취재진은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을 이용해 원산에 도착한 상태입니다. VCN-235 수송기에 탄 남측 기자단은 원산 갈마공항에 도착, 이들과 합류해 풍계리로 이동하게 됩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는 남측 기자단을 급하게 원산으로 보내기 위해 공군에서 관리하는 정부 수송기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항기와 달리 정부 수송기는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부 수송기가 북한의 특급 보안시설인 원산 갈마비행장에 착륙하는 것은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해소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측 기자단 방북에 정부 수송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 사전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 방북 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보잉 737-3Z8)를 이용한 것도 대북제재를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공군 2호기의 방북은 세 차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