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에서 떨어진 빗물로 물길이 형성된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안 계단.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퇴근길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지난 17일 오후 신림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바닥이 너무 미끄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6일부터 서울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리자 지하철역 곳곳은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다. 우산에서 떨어진 빗물이 바닥을 흥건히 적셔 계단에 물길이 생길 정도였다.
↑ 지난 17일 오후 6시께 압구정역 모습. 우산에서 떨어진 물로 지하철역이 물바다가 됐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퇴근 시 압구정역을 이용하는 박 모씨(25)는 "대리석 바닥에 물이 고이니까 너무 미끄럽고 위험하다"면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넘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비가 와도 역 안쪽은 괜찮았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지하철역 내에 우산 비닐 커버가 사라지자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 비닐 우산커버 대신 설치된 우산 빗물제거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4월초 논란이 된 '폐비닐 대란 사태'에 따른 조치다. 재활용업체들이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면서 비닐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지자체들은 비닐 사용을 줄여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빗물을 제거할만한 다른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채 비닐 커버부터 없앴다. 서울시 본청에는 지난해 9월부터 우산 빗물 제거기 10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지하철역에는 이 기계가 없다.
↑ 5월부터 우산 비닐 제공을 중지한다는 알림이 지하철역에 붙었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신림역사의 한 관계자는 "5월부터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모든 역에서 일제히 우산 비닐을 치웠다"면서도 "다른 물기 제거 수단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 일부 지하철역은 빗물 흡수용 카펫 대신 박스를 뜯어 깔아 놓기도 했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우산 비닐에 대해서 문의하는 고객이 많아졌다"면서 "서울시가 급하게 정책을 내놓다보니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산 비닐을 치우고 난 뒤의 대책에 대해서는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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