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주도해온 파워블로거 김 모씨(필명 '드루킹'·48·구속)의 핵심 공범으로 밝혀진 박 모씨(필명 '서유기'·31)에 대해 18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이번 댓글 조작 사건의 핵심인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구입한 인물로 추가 수사를 통해 댓글 조작단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박 씨가 매크로를 구해온 경로와 구입 가격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단톡방에 올라온 자료를 다운받아" 매크로프로그램을 구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박 씨는 김씨 일당의 본거지인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 내에 차린 비누·주방용품 제조·판매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를 맡으면서 조직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씨는 지난 1월 15일 김 씨의 지시를 받고 매크로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와 박 씨 등 5명은 이 매크로를 이용해 지난 1월 17일 오후 10시께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네이버에 올라온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기사에 올라온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2개의 추천 버튼을 각각 600여차례씩 눌러 여론을 형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수의 정치 게시글을 올려 이름을 알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관련 언론보도를 수차례 스크랩했고 김경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서 올리기도 했다. 박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서도 활발히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해당 계정은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1차 기소된 김 씨 등 3명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44·사법연수원 33기) 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경찰이 1차 댓글조작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서 제출한 휴대폰 170개 중 130개를 되돌려받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검찰과 협의 중 검찰로부터 경찰에서 추가 분석해 줄 것을 요청받았고, 경찰에서도 우선순위에 따라 타 압수물 분석을 일부 종료한 시점에서 위 휴대폰 133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133개는 압수장소에서 1개의 박스안에 담겨 있던 일부 깨져 있거나 전원이 켜지지 않는 등 구형 휴대폰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운영비용이 연간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 점과 건물 임대료, 인건비,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박대의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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