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상사들이 여직원을 상습 성추행·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난 강원 영월의료원에는 남성 우월적인 직장문화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남성 우월적인 직장문화가 성폭력 발생 위험을 높여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15일 영월의료원 내 성희롱에 관한 강원도 인권보호관의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들이 있는 부서에서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부적절했음은 물론 회식문화 역시 적절하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된 부서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 동급자 사이 호칭이 '∼야', '걔', '∼형' 등 동료로서 호칭보다는 사적 관계에서나 사용하는 호칭을 썼습니다.
자연스레 나이가 많고, 근속 연수가 오래된 남성들 중심으로 나이가 어린 여성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반말을 했습니다.
반면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부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최근 의료원 성폭력 실태를 폭로한 김모(30·여)씨는 "여성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게 완전히 타락된 사회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폭력이 일어난 부서에서는 회식 후 2차로 노래방 등 유흥이 낀 회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반면 다른 부서는 저녁 식사 후 2차로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 등 문제가 될만한 성폭력이 없었습니다.
성폭력 조사에 나선 인권보호관은 의료원 직원들로부터 참고인 진술을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의료원에 임직원 간 상호 존중하는 호칭 대안을 마련해 전체에게 공지하고, 잘 준수되는지를 관리·감독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폭력이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남성 우월적인 문화를 꼽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연구나 통계는 없으나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기업·기관들이 남성 중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며 "성폭력에 대한 문제 인식이 낮아 성폭력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외국 연구들을 보면 구성원들이 성
류혜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대외홍보팀장도 "남성 우월 직장문화 속에 성희롱이 마치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일상적인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의사소통에 대한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