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정화조 백골 시신, 2년전 실종된 필리핀 30대 남성 근로자 추정

경기도 화성시 도장공장 정화조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이 2년 여 전 인근 공장에서 사라진 필리핀 국적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시신과 함께 발견된 옷가지로 탐문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인근 공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국적 남성 A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통해 A씨가 생전 같은 옷과 신발을 입고 찍은 사진을 확보하고, 시신과 함께 발견된 초겨울용 점퍼와 반팔 남방, 신발이 변사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공장 근로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필리핀에 있는 A씨 가족의 유전자를 채취해 달라고 필리핀 대사관에 요청했다.
30대 초반 필리핀 국적의 A씨는 2014년 8월 E-9(비전문가취업) 비자로 입국한 뒤 시신이 발견된 도장공장 인근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1월께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업체 측은 실종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A씨가 무단 이탈한 것으로 고용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경찰은 A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2년여 전 A씨가 근무할 당시 주변인들을 수소문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
당시 A씨와 같은 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한 외국인 근로자 중 3명은 자국으로 출국한 상태이며, 현재까지 기숙사에 남아 있는 근로자는 2명이다. 2명은 A씨의 존재 자체를 잘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정화조 청소 과정에서 나온 점퍼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도장공장 정화조 안에서 백골화한 시신을 수습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