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곳곳에서 비닐과 스티로폼 폐기물 배출을 금지한다는 공지가 나붙어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재활용 품목에서 제외돼 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최근 화성과 용인 등 일부 시·군 아파트 단지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하는 업체들이 다음 달부터 대표적인 재활용 품목인 페트병을 비롯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일절 수거하지 않겠다고 아파트 측에 통보했습니다.
화성의 한 1천200여 세대 아파트 측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공문이 날아들어 당장 비상이 걸렸습니다.
재활용 폐기물 배출을 1주일에 1차례로 제한하는 이 아파트는 한번에 약 5t의 플라스틱이 쏟아져나오는데 당장 이를 쌓아둘 곳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갑자기 업체에서 수거하지 않겠다고 해 황당한 상황"이라며 "아직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몰라서 조만간 안내해야 하는데 어떻게 알려야 할지도 걱정"이라며 한숨 쉬었습니다.
곤란한 상황에 놓인 아파트 측이 각 지방자치단체에 대책을 문의하면서 화성시와 용인시 등의 담당 부서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서 40여 통의 전화가 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난감해 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을 둘러싼 혼란은 최근 서울과 고양 등 수도권 일부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재활용 업체들이 앞으로 비닐과 스티로폼은 수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주민들에게 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플라스틱을 받지 않겠다는 업체들도 생겨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업체들은 그동안 수거한 재활용품을 중국에 팔아왔는데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로 수출길이 막힌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입니다.
한 재활용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 이후 플라스틱값이 곤두박질치면서 플라스틱 구매업체에 넘기는 가격이 kg당 90원에서 20원으로 떨어지고, 심지어는 공짜로 넘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돈을 주고 아파트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넘길 데가 없어 손해만 쌓이니 결국 플라스틱을 수거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 수거는 각 지자체의 업무이지만 아파트의 경우 입주자대표회 등에서 수익을 위해 개별적으로 재활용 업체와 계약을 맺고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지자체는 일반 주택가 등의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 재활용 업체 측에 매각해왔는데 이들 지자체와 계약한 업체들도 최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등의 수거를 꺼리고 있습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플라스틱 가격을 낮춰달라는 업체들의 요구가 많다"며 "비닐은 가져가겠다는 업체가 없어서 폐기물업체에 맡겨 폐기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심각하자 경기도는 재활용 폐기물 관련 민원
경기도 관계자는 "중국의 폐자원 수입 규제가 사태의 원인으로 파악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