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연구비까지 횡령했습니다.
이 돈은 교수 개인의 신발이나 옷, 시계를 사는 데 쓰였습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사립대 교수 한 모 씨의 연구실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현장음)
- "횡령 관련해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하러 왔습니다."
한 씨는 지난 2015년부터 약 2년 반 동안 외부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명단을 조작하는 식으로 인건비 6억 4천여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씨의 지도를 받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통장과 카드를 같은 비밀번호로 만들어 선임연구원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대학원생들은 월급날이 되면 자신 명의로 된 체크카드를 돌려받은 뒤 인출한 현금을 한 씨에게 되돌려줬습니다."
매달 1인당 최대 250만 원이 입금됐지만, 연구에 참여한 학생조차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금액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민경욱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2계장
- "(학생들이) 논문 심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 더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어요."
또 한 씨는 문구점 주인과 짜고 '카드깡'을 해 연구 장비나 재료 구매에 써야 할 연구비 2천8백만 원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횡령한 돈은 신발이나 옷, 시계 구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한 씨를 구속하고, 이런 갑질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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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