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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금광처럼 꾸며놓은 '할리갈리 사금체험카페'의 포토존, (오른쪽)한 커플이 창가에 앉아 다이아몬드 채취 삼매경에 빠졌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말도 안되는 얘기같지만 최근 서울 핫플레이스에 생긴 실제 카페다. 직접 금과 다이아몬드를 채취할 수 있다는 이 카페도 방탈출 카페나 가상현실(VR) 카페 처럼 2030세대의 발길을 끌 수 있을까.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사금체험 카페 '할리갈리 사금체험카페'를 찾았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오픈했다는 사금체험 카페는 겉보기엔 기존 카페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카페 내부가 마치 1800년대 '골드러시' 시대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런 인테리어로 꾸며졌다는게 눈에 띄는 정도.
깔끔한 나무 테이블엔 물이 담긴 양동이가 일렬로 놓여 있었다. 창가 테이블엔 독서실처럼 보조 조명등이 쭉 있다. 물 양동이는 사금, 보조 조명등은 다이아몬드 채취를 위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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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든 양동이에 모래를 씻어 금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원하는 체험을 선택해 계산을 하면 모래가 든 작은 양동이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어떤 곳에 더 많은 금과 다이아몬드가 있을지는 카페 사장도 모른다. 기자는 그날의 운을 믿고 첫 번째로 눈에 띈 양동이를 골랐다.
금이 든 모래의 정체는 '금사(金沙)'로 불린다. 엄윤진 사장(35)은 "인터넷으로 쉽게 금과 다이아몬드가 든 모래를 주문할 수 있다"고 귀뜸했다. 기자는 우선 사금 채취 체험을 위해 금사·넓적한 팬·스포이트·핀셋을 들고 테이블로 이동했다.
넓적한 팬에 모래를 담아 45도 각도로 기울여 물에 모래를 씻어내렸다. 금이 모래보다 무거워 물에 가라앉는 성질을 이용한 방법이다. 처음엔 금까지 같이 물에 떠내려갈까 겁을 먹고 잘 하지 못했지만 곧 요령을 터득해 과감하게 모래만 버렸다. 팬 안엔 홈이 나 있어 금은 그 홈에 걸려 잘 떠내려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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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방문한 권민정 씨(27)가 채취한 금.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엄 사장은 "대만을 찾았다가 현지 광산에서 했던 사금채취 체험에 매료돼 사업을 구상했다"라며 창업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이미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색 카페가 많은 홍대에 사금체험 카페를 차리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젊은 커플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홍대 놀 거리'를 검색해 남자친구와 왔다는 권민정 씨(27)는 "생각보다 재밌다"며 "다음엔 다이아몬드 채취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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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기자가 채취한 다이아몬드. 카운터에 가져가면 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
운이 좋게도 기자는 금방 다이아몬드를 찾았다. 기뻐서 그만 "앗싸!"라고 외쳐버렸다. 크기는 작았지만 카운터의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니 분명히 다이아몬드가 맞았다.
막상 금과 다이아몬드를 채취하니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봐야 겨우 보일 만큼 작아 실망감도 들었다. 하지만 성취감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사금체험카페에서 잠시나마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듯 하다.
[디지털뉴스국 김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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