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한 산모 출혈 제대로 조치 안 해 숨지게 한 의사, 벌금형 확정

출산 후 출혈이 발생한 산모에게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부인과 의사에게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의정부의 한 산부인과에 근무하던 2009년 12월 5일 출산 후 출혈이 발생한 산모 박모씨에게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출혈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초음파검사나 의료 시술을 시행하지 않았다. 또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남편의 요구에도 산모를 먼 거리의 강남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기도록 했다. 결국 박씨는 이동 중에 과다 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인근의 구리시 한양대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같은 날 사망했다.
앞서 1·2심은 "산후출혈은 빠른 시간 안에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피고인의 과실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이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씨가 피해자 측에 손해를 배상한 점 등을 감안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