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와 피해자 김지은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확보 영상 등을 토대로 안 전 지사의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 여부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 9일 오후 5시께 검찰에 자진 출석한 안 전 지사에 대해 9시간 30여분에 걸친 조사를 마친 뒤 10일 오전 2시30분께 안 전 지사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을 나서던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인정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말하겠다"며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33)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폭로된 피해 사실에 대해선 "앞으로 검찰 조사과정이 더 남아 있다"며 "그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말 동안 김씨와 안 전 지사의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뒤 김씨가 폭로한 성폭행 피해 사실관계와 경위, 입장 등을 확인했다. 또 검찰은 김 씨가 성폭행을 당한 곳으로 지목한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폐쇄회로(CC)TV 등의 자료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안 전 지사와 김 씨가 각각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정무비서 김 씨에 대해 23시간 30분에 걸친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10일 오전 9시 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 씨의 고소 대리인 정혜선 변호사는 "김씨가 피해 사실을 기억에 있는 대로 차분하게 사실대로 진술했다. 검찰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 소문과 허위사실, 사적 정보가 유포되고 있는데 이는 2차 피해인 만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전 지사의 자진출석에 대해 정 변호사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피해자(김 씨)가 담담하게 진술했다"며 "안 전 지사의 출석으로 조사가 잠시 중단됐지만 (김씨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잘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날 청사 정문을 통해 귀가한 대리인들과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확보한 영상 등 압수물을 분석해 김씨가 고소장에 적시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 등 간음 혐의가 안 전 지사에게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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