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사고 원인 못찾았는데 또 멈춰서…이용객, 예상치의 절반 수준
서울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두 달여만에 다시 멈춰 섰습니다.
첫 운행 중단 사태의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너난 두 번째 운행 중단에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 3분께 우이신설선 선로 전환기에 장애가 일어나 42분간 전 구간의 차량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오후 7시 45분 북한산우이역∼북한산보국역 구간에서 부분적으로 운행이 재개됐고, 전 구간 운행 정상화는 오후 9시 10분께 이뤄졌습니다.
2시간가량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퇴근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구종원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우이신설선의 이번 운행 중단은 선로 전환기 장애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운영사와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이신설선은 지난해 9월 2일 서울 시내를 오가는 첫 경전철로 화제를 모으며 개통했습니다.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을 출발해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까지 11.4㎞를 약 23분에 주파하는 노선입니다.
우이신설선의 운행 중단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운행 지연이 잦긴 했으나 순조롭게 출발한 우이신설선은 개통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5일 첫 운행 중단 사태를 맞았습니다.
크리스마스이던 사고 당일 오전 5시 54분쯤 신설동역 방향 열차가 솔샘역과 북한산보국문역 사이에서 멈춰 서자 운행사인 우이신설경전철㈜는 오전 6시 20분께 승객 40여명을 북한산보국문역으로 대피시키고 모든 전동차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승객 40여명이 30분 가까이 전동차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운행 중단 8시간 만인 오후 2시에야 부분적으로 운행이 재개된 우이신설선은 다음날인 12월 26일 오전 6시부터 정상 운행됐습니다. 서울 지하철이나 전철이 고장으로 24시간 가까이 정상 운행하지 못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사고 원인은 전동차가 사람 무릎 높이로 측면에 설치된 전차선(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에 부딪히면서 전기 공급이 끊겨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가동됐다면 부딪치는 일이 없어야 할 전동차와 전차선이 왜 부딪쳤는지 알 수 없어 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항공철도조사협회가 진행하는 사고 원인 조사 기간은 이달 9일까지입니다.
첫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 우이신설선 운영사는 "같은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었습니다.
1개 편성당 2량으로 이뤄진 우이신설선 전동차는 무인 운전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개통 초기에는 안전을 위해 기관사 1명이 전동차에 배치됐지만, 이번 사고로 안전한 무인 운전이 가능한지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에서 처음 운행을 시작한 경전철인 의정부 경전철도 2012년 7월 개통 후 1년 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10여 차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운행 중단 등 사고가 잦아지면 우이신설선 이용객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우이신설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7만명이다. 서울시가 당초 예상한 수요인 하루평균 13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수치입니다.
첫 사고 직전 달인 지난해 11월의 하루 평균 이용객 7만2천명보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두산건설, 고려개발, 대우건설 등 10개 회사가 출자한 회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 후 소유권을 시에 넘기는 조건으로 지어졌습니다. 대신 우이신설경전철은 30년간 지하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적자가 나더라도 서울시가 손해를 메꿔주지는 않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