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 청산도 주변 해상에서 전복돼 2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근룡호는 기상 악화로 피항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암 완도해양경찰서장은 1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28일 낮 12시56분께 근룡호 선장 진모씨(56)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상이 나빠 조업을 포기하고 청산도로 돌아간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완도항을 출항한 장어잡이 통발어선인 근룡호는 오는 10일 입항할 예정이었다. 해경측은 진 선장이 지인에게 말하고 피항하는 과정에서 높은 파도로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근룡호는 선장의 전화통화 20분 뒤인 오후 1시 16분께 AIS(선박자동식별장치)가 소실됐다. 이때 선원들은 해경에 신고를 하거나 배에 설치된 조난신호장치(VHF)를 누르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당시 상황이 다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근룡호는 이 때부터 3시간 12분 뒤인 오후 4시 28분께 주변을 지나던 유조선에 발견됐다. AIS가 소실된 지 3시간 넘게 방치됐던 셈이다.
해경은 신고 이후 선박 입·출항 기록 등을 통해 사고 선박이 근룡호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다.
이에대해 김 서장은 "근룡호는 VTS(해상교통관제센터) 실시간 관제대상 선박이 아니다"면서 "조난신고 등 이상신호도 잡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현행 VTS 관제대상 규정에는 어선의 경우 '선박길이 45m 이상'으로 명시돼 있다. 근룡호의 길이는 14.5m로 관제대상이 아니다.
해경 관계자는 "관제대상 선박의 AIS가 끊길 경우 무선통신 등으로 조난 여부를 확인한다"면서도 "소형 선박의 경우 조난신고 등을 하지 않을 경우 수 없이 많아 모두 살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오전 7시 32분과 49분 근룡호 조타실에서 숨져있는 선원 박모씨(56·경남 거제)와 인도네시아인 D씨(26)를 발견했다.
해경은 출항 당시 CCTV를 통해 선장 진모씨(56) 등 한국인 6명과 외국인 1명 등 7명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경은 실종된 선원 5명을 찾기 위해 항공기 6대, 해경함정 23척 등 선박 32척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파도가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기상악화
[완도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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