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가족들이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에 나섰다..
천암함 46용사 유족들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을 체포 처벌하라' '북한은 천안함 폭침을 사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막기 위해 점거 농성을 벌였지만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통일대교를 피해 전진교를 통과했다. 이성우 유족회장은 "통일대교를 우회해 통과한 것은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다시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천안함 유족들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철회해달라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지난 24일 천안함 유족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유족들은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주범"이라며 "평창 올림픽 폐막식 참석 수용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안겨준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북한은 유족과 한국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측 책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을 유가족이 문제 삼아 전달이 지연되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같은날 오후 1시 50분께 청와대 분수대 앞에 도착한 유가족은 당직근무자인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이 나오자 "과장급 책임자가 나와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유가족은 "달랑 행정관 한명 내보내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비서실장이든 대통령이든 나와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결국 약 한 시간 뒤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직접 나와 항의서한을 받아갔다.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책임자를 기다리던 중 한 여성이 유족 행세를 하며 "우리도 세월호 만큼 보상해달라"라고 소리치자
이 회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4년에 김 부위원장이 남북 군사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참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군사회담을 위해 판문점에 오는 것과 한국 땅을 밟는 것의 무게감이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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