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나는'의 카카오 스토리 펀딩 페이지 캡처] |
정신적 장애인 형제·자매를 둔 사람들이 듣곤했던 말이다.
정신적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당사자뿐 아니라 형제·자매 역시 상처받는 일이 많다. 그들은 집에선 '장애가 없는 나'에 대한 부모의 기대로 인해 인정 받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자책하고 우울해진다
↑ '나는' 회원들은 커피와 과자를 먹으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 = '나는' 제공] |
'대나무숲 티타임; 어떤 비장애형제들의 이야기'를 집필한 비장애인 형제들의 자조모임 '나는'의 회장 이은아 씨(30)와 22일 서면 인터뷰를 했다.
-'나는'은 어떻게 결성됐나.
▷'나는'은 2016년 1월 서울에서 4명의 비장애 형제들이 모여 시작됐다. 모임을 처음 제안한 분은 '장애인의 형제'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생긴 고민들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모임을 만들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게됐고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됐다. 점차 모임 규모가 커져 지금은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8월에는 부산의 비장애 형제들을 만나 부산 모임도 결성했다. 구성원은 주로 20~30대고 모두 자폐성장애, 지적장애, 정신장애 등을 가진 형제·자매를 뒀다.
↑ [사진 = '나는'의 카카오 스토리 펀딩 페이지 캡처] |
▷'나는'은 '나에 대한 이야기(It's about me!)'라는 뜻이다. 장애인의 형제자매들에게 "아파해도 괜찮다"고, "장애인 형제와 부모님이 아니라 더 '나'를 위해 살아도 된다"를 전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장애인에게도 '형제'와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나.
▷모임은 월 1~2회 열리고 매회 4명에서 10명 정도가 모인다. 그날의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다. 주제는 주로 '말하지 못했던 나의 감정들', '나의 미래', '부모님과의 관계' 등이다. 또 매회 주제에 맞는 문헌이나 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모임을 통해 어떻게 위로받나. 장애인 형제·자매를 둔 사람들의 고민은 뭔가.
▷우리는 그저 누군가 내 얘기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 정신적 장애인을 예비적 범죄자로까지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도 상처받는다. 우리의 형제가 어디서 해코지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님 앞에선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고통을 털어놓을 수도 없다. 이런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큰 힘을 얻는다.
-구성원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모임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봤지만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자료가 거의 없었다. 주로 외국의 자료에 의존했다. 그러던 중 한 참여자가 "우리들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거다"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때부터 책 집필을 계획하게 됐다.
-책은 어떻게 구성돼있나.
▷ 책 '대나무숲 티타임; 어떤 비장애형제들의 이야기'는 크게 7명의 화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대담과 '나는' 구성원의 에세이로 이뤄졌다. 대담 부분을 구성할 땐 마치 독자도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려 노력
-'나는'의 향후 계획은.
▷올해도 '대나무숲 티타임'은 계속된다. 3월 17일 토요일을 시작으로 매월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다.'나는'은 앞으로도 더 많은 비장애형제들, 청년들, 장애인 가족들을 만나려 한다. 많은 응원 바란다.
[디지털뉴스국 김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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