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학회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를 반드시 포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수학회는 20일 이런 내용이 담긴 공문을 교육부 장관에게 보낸데 이어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9일 교육부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발표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안'에 따르면 이과 학생들이 치를 수학 '가형'에서 기하 과목이 제외됐다. 기하를 배우는 것이 학생들에게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한수학회는 2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수능 출제범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팀의 '수능 출제범위 설문조사'의 왜곡된 절차와 결과에 대하여 공정성 및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2021학년도 수능출제범위 설문조사와 관련해 수학분야 최다수 회원으로 구성된 대학수학회는 공식적인 설문조사 협조 요청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수학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설문조사에서 1안, 2안 모두 '기하'를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설문 문항을 왜곡해 응답자들의 선택의 폭을 극히 제한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였으며 잘못된 설문조사로 수학 '가형'에서 84%의 교육청 및 교수, 교사, 학부모가 기하를 수능 출제에서 제외하는 것에 찬성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였다"고 덧붙였다.
이차곡선, 평면벡터, 공간도형, 공간좌표 등을 배우는 기하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뿐 아니라 경제·경영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의 기초 학문으로 꼽힌다. 대한수학회는 "공간적 개념과 논리적 사고 체계를 토대로 수학적 기초 능력 배양과 함께 창의적 지식 생산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기하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로봇, 인공지능,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컴퓨터그래픽,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신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핵심 분야이며 타이포그래피, 직물 설계, 산업디자인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응용 확장성을 갖는 주요 분야"라고 강조했다.
대한수학회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도형과 좌표를 통해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이해를 다루는 유일한 과목이 기하"라며 "기하는 이공계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수학적 기초 능력 배양과 역량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교과목이기에 현 교육과정 체계와 학교 교육 현장의 현실
대한수학회는 4147명의 수학계 인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수능 수학과목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는 교수 및 교사가 다수 포함돼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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