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호랑이 사라져…어미가 잡아먹은 듯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어미 호랑이가 갓 태어난 새끼를 해친 일이 발생했다.
20일 광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 연휴 첫 날인 지난 15일 오후 동물원 내 아프리카관에서 뱅골산 호랑이 '러브(9살)'이 방사장에서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다.
출산 과정은 동물원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이 지켜봤다. 출산 전에 호랑이를 내실로 유도하거나 가림막 설치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치동물원이 호랑이가 임신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출산 사실은 확인했으나 다음날 새끼 호랑이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어미가 새끼를 해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치동물원측은 이번 사고가 출산 당시 관람객들의 소음, 외부에 노출된 환경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새끼를 잡아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러브가 초산인데다 배도 거의 부르지 않아 임신한 사실을 전혀 몰라 산실 격리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우치동물원에서는 지난 2006년에도 뱅골산 호랑이가 태어난 지 40일 가량된 새끼 2마리를 잡아먹는 일이 발생했다. 다음해 9월에는 5년생 아프리카 사자가 생후 20일 가량된 새끼 사자 2마리를 잡아먹는 일도 있었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