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설 연휴기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간호사들의 군기잡기 문화인 이른바 '태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1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5일 오전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형병원 간호사 박 모씨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조사해 정확한 사망 동기를 밝힐 계획이다. 설 연휴기간 박씨의 유족과 남자친구 등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경찰은 이들이 박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원인으로 간호사 조직 내 태움 문화를 지목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병원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이주민 서울경찰청장도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족이나 남자친구가 병원내 괴롭힘으로 인해 투신했다는 진술을 했다"며 "사망 동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동료 등 병원 관계자의 진술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씨의 사망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날 온라인은 박 씨의 죽음을 두고 선배가 후배를 괴롭히다 못해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인 태움 문화에 대한 성토와 시정 요구로 들끓었다. 19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간호사들을 살려주세요 제발!' '간호사 태움 없애는 방법' '간호사 업무 정상화와 대한간호협회 직선제'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18일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님 간호사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청원자는 "중환자실은 늘 인력이 부족하다. 간호사들은 바쁘게 뛰어다니며 혹여나 실수할까 노심초사하며, 내 실수로 환자가 잘못 될까봐 두려움과 압박감 속에 일을 한다"며 "제발 간호사들을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밀어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이 게시판에는 "박씨가 태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청원 글도 올라와 19일 오후 4시 현재까지 9553명의 추천을 받았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가르치며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악습이 꾸준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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