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어, 고양이. 나만"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이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흔히 하는 말이다. 이 유행어에서 알 수 있듯 현재 고양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인기를 자랑한다.
실제로 국내 반려묘 시장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묘 수는 2012년 약 116만 마리에서 지난해 223만 마리로 5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고양이를 사랑하지만 경제적·환경적 여건이 안돼 반려묘는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유튜브 '고양이 방송'으로 눈을 돌렸다. 고양이 방송은 반려묘 보호자들이 자신과 고양이와의 평범한 일상을 유튜브로 대중과 공유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양이 먹방·게임·상황극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며 예능으로 발전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를 보고 고양이를 키우는 재미와 함께 대리만족을 느낀다.
고양이 방송을 하는 채널의 구독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채널 '크림히어로즈'는 개설 1년 만에 구독자가 72만 명이 넘었다. 그다음으로는 'SuriNoel수리노을'이 36만, '꼬부기 아빠 My Pet Diary'와 'Ari는 고양이 내가 주인' 등이 뒤를 잇는다.
◆"대리만족 욕구 충족"
고양이 방송은 고양이가 없는 시청자들의 대리만족 욕구를 충족한다. 고양이 방송은 대부분 1인칭 시점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주인(집사)이 직접 촬영하거나 촬영자를 고용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1인칭 집사 시점이다. 트위터에서 '크림히어로즈 정보봇'이란 아이디로 활동하는 한 시청자는 "하루에 4~5시간씩은 크림히어로즈를 본다"며 "대학생이라 여건이 안돼 직접 고양이를 키우진 못하지만 영상으로 대리만족한다"고 말했다.
우울하고 외로울 때마다 고양이 영상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또 다른 크림히어로즈 시청자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크림히어로즈의 고양이들을 보면 치유되는 느낌"이라 밝혔다.
집사의 유쾌함과 허술함도 고양이 방송의 인기 요인이다. 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Ari는 고양이 내가 주인' 채널은 고양이 '아리'에게 물리고 할퀴는 집사의 익살스러운 반응이 웃음을 유발한다. 아리를 키우면서 이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집사는 "아리가 재밌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내가 아리에게 물리고 고통받는 모습을 즐기시는 것 같다"며 "댓글로 '더 물려라', '아리에게 더 복종해라'라고 장난치시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집사가 직접 고양이의 목소리를 더빙해 예능감을 발휘하기도 한다. 크림히어로즈는 각 고양이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구연동화처럼 고양이들로 상황극을 만든다. 시청자들은 "이쯤 되니 진짜 고양이들이 말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 굿즈 제작부터 선물공세까지
고양이 방송의 인기가 커지며 영상 속 고양이의 굿즈(스타의 상품)와 팬 커뮤니티가 등장했다. 크림히어로즈는 지난달 50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에코백, 배지, 달력 등을 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판매했는데 목표 후원액의 1307%가 달성돼 1억3070여만 원이 모였다. 또 팬들끼리 2차 창작물을 만들어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트 '크림히어로즈 비밀기지'를 통해 활발한 팬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10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고양이 채널 '김메주와 고양이들'도 지난해 연말에 만든 달력이 판매 시작 8분 만에 품절돼 추가로 물량을 주문했다. 한 구매자는 댓글로 "생전 연예인도 안좋아해본 제가 고양이들에게 지갑을 열 줄 누가 알았겠냐"고 썼다.
시청자가 집사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거나 고양이들을 위해 직접 선물을 사보내기도 한다. 집사는 받은 선물을 고양이들이 착용한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정중히 사양하기도 한다. 아리의 집사는 "감사하게도 선물을 보내주신다는 분들도 있는데 공손히 거절하고 있다"며 "편지도 많이 보내주신다"고 밝혔다.
◆ "방송용 입양·품종묘" 논란 일기도
고양이 방송이 인기를 끌고 집사가 대부분 다수의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방송을 위해 일부러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크림히어로즈는 7마리, 수리노을은 5마리, 김메주와 고양이들은 4마리가 등장한다.
고양이 방송이 '귀여움'을 위해 유전적인 질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높은 품종묘를 입양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품종묘는 미관상 보기 좋게끔 인위적으로 고양이를 교배시켜 만든 고양이다. 품종묘는 대부분 유전병으로 고통받기 때문에 입양과 교배를 지양하는 분위기다. 크림히어로즈는 다리가 짧은 품종묘 '먼치킨'을, 수리노을은 귀가 접힌 '스코니시 폴드'를 입양했다.
이러한 논란에 집사는 해명 영상을 제작하거나 직접 글로써 고양이 입양 경로를 밝히고 댓글로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크림히어로즈는 "오피스텔에 가구가 별로 없는데 고양이들을 가둬
[디지털뉴스국 김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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