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거부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에 원심 깨고 징역 선고

종교적 양심에 따라 병역 의무를 거부해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연정)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A씨(23)와 B씨(24)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88조 1항은 국방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돼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행법상 피고인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고 종교적 신념에 따른 입영 거부인 만큼 앞으로도 병역 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에게 병역면제 요건상 최소한의 실형을 선고하되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망 염려가 없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병역법 위반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에 즉각 응하지 않은 부작위를 처벌하기 위한 조항인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죄의 구성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는다"면서 "병역거부자가 내세운 권리가 우리 헌법에 의해 보장되고, 입법목적을 능가하는 우월한 헌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에게 군대 입영을 강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뿐만 아니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이 정한 '입영을 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2016년 4월과 작년 6월 각 각 육군 모 부대로 입영하라는 인천병무청장 명의의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 기소됐다.
[지홍구 기자]